ep1. 나같은 애들은 파이어족 해야 마땅하다.

구독자 3천명일때부터 재밌게 봐왔던 노마딕 파이어족 유튜버 유랑쓰가 영상이 드디어 떡상을 했다.
보통 조회수 1~2만이던 영상이 주식이야기를 조금 섞어주니 단박에 116만을 찍어버림.
https://youtu.be/tO5fwNGYSwk

둥지언니 유튜브가 구독자도 훨씬 많고 유명하지만,
유랑쓰를 더 재밌게 보는 이유는 우리부부와 상황이 아주 비슷해서 그렇다.
나이: 30대 중후반으로 비슷
직업: 유랑쓰 부부는 이미 퇴사했지만 퇴사전 그들의 직업, 남편 일반회사 직장인, 아내 서울시 초등교사
우리부부 역시도 나는 모 제조대기업에서 엔지니어로 근무중 11년차, 아내는 12년차 서울시 초등교사
딩크: 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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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전부터 파이어족 준비를 해왔다.
13년전에는 파이어족이라는 단어대신 텐인텐 카페에서 처음 알게된 경제적 자유인이라 불리는 회사 노동소득에 의존하지 않는 삶에 큰 관심을 갖게 되었다.
군대 전역 후 대학 3학년때부터 돈을 모으고 싶었고
부모님과 약속한대로 알바같은거 하지말고 대학 학비는 다 대줄테니 "장학금 받으면 그거 다 니꺼" 해줄테니 공부나 열심히 했었다.
그리하여 3학년 1, 2학기, 4학년 1학기까지 내리 학점 4.x를 받고 70% ~ 전액장학금을 받았고
덕분에 4학년 여름방학때 현재 다니는 회사에 최종합격하게 되었다.

2012년 초에 첫월급을 받기전부터 내 통장에는 이미 2천만원 가까운 돈이 있었는데
장학금뿐만 아니라 집에서 매달 25~30만원 정도 용돈 받았던 것도 아껴서 모으고,
전역 후 3개월을 경기도 가평에 숙식제공 알바를 집중적으로 한돈도 모았었다.

정말 운좋게 2011년 하반기 공채로 회사에 들어간 동기/선배들과 비교해봐도 첫 계약연봉만 4500만원 이었으니 쾌조의 스타트 였다.

그럼에도 나는 공돌이 답게 지방에 있는 회사 특성상 월 1만원에 살게 해주는 기숙사에 살면서 옷과 신발 거의 사지 않고 회사에서 주는 작업복과 안전화로 2년을 버텼다.
그뒤로 다른 사업부로 이동하면서 자취를 시작했는데
기숙사에서 1만원에 살던게 월세, 관리비, 전기요금, 가스요금 내느게 아까워서 한겨울에도 찬물로 샤워를 하거나 보일러를 틀지 않거나 열대야 한여름에 에어컨 안틀고 버티기 등
여러 기행을 벌이면서도 돈모으는데 매진했었다.

차? 그건 36살인 올해 처음으로 스포티지 NQ5를 샀다는 것만 알아두시라.

하필 고유가 시대에 첫차가 생겼지만 회사 복지로 주유카드가 나온다... 개꿀ㅋ

그리하여 2018년에 결혼할때 결혼식비용 및 신혼전세 아파트까지 모두 자력으로 준비할 수 있었다.
1년 뒤 2019년에는 지금 살고 있는 분양가만 7억이 넘는 아파트를 전혀 영끌이 아닌 상태로 분양받을 수 있었다.
요즘 집값이 피크를 찍고 아무도 바닥을 가늠할 수 없다며 하락공포가 조장되고 있지만
그래도 아무튼, 주변사람들이 이견없이 아파트 잘 샀다고 하는걸 보면 존버는 승리하리라 본다.

확실히 13년동안 근검절약하고 제 타이밍에 아파트라는 자산을 취득했기에 파이어족을 현실화 해볼 수 있는 수준이 되었는데 이 꿈을 현실화 하려면
대략 눈치 빠른 사람은 알아차렸겠지만
지금 갖고 있는 2채의 아파트를 일시적 2주택 혜택을 받으면서 최대한 비싸게 팔아야 한다.

4% Rule을 꽤나 맹신하는 사람인데
조기은퇴 이후 궁상맞게 살지 않고 정말 원하는 삶을 살기위해서는 10억에 가까운 순자산을 손에 쥐어야 한다.

나는 2026년 정도까지는 되지 않겠나... 어렴풋이 예상은 하고 있는데
워낙 거시경제는 예측을 불허하니 100% 확신할 수는 없다.

그래서 나나 와이프나 파이어를 한다할지라도 일단 지금 다니고 있는 직장생활은 충실히 할 계획이다.

유랑쓰처럼 유튜버가 되볼까도 생각해봤지만
유명해지면서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악플과 시기질투를 감당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이렇게 블로그 글이나 좀 쓰면서... 이렇게 살고 싶다.

2번째 일기
https://etfplant.tistory.com/m/1433

ep 2. 파이어족을 실패하고 꼰대가 되어가는 과정

그리고 이건 제 유튜브!
https://youtu.be/kY71vpNvl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