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로 잃는 것들..
1.
주식시장은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열립니다. 이 시간은 하루 중 가장 왕성하게 일하는(해야 하는) 시간이기도 하지요. 그런데 스마트폰 시대 주식투자자들 대다수는 이 가장 중요한 시간대에 시세 등락을 살피느라 집중력과 에너지를 소진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러다 보면 자신의 생업을 소홀히 할 수도 있고 심한 경우 주식시세에 일희일비하면서 귀중한 다른 것들을(행복, 관계, 여유, 자연의 변화 등) 잃게 될 수도 있습니다. 더군다나 요즘은 미국 S&P 등까지 모니터링하게 되면 잠도 설치고 밤낮으로 시세에 dependent됩니다.
2.
주식투자로 요행이 돈을 벌면 그 쾌감 또한 떨치기 어렵습니다. 요즘 같은 때 은행에 맡기면 일년에 1% 남짓 이자가 붙는데 하루에도 10%를 벌면 그 쾌감은 가히 가공할만 합니다. 그런데 명심할 것은 easy money는 bad money라는 사실. easy money는 도박판 돈따기와 유사해 중독성이 있고 결국 삶을 피폐하게 만들며 종국에는 재산도 건강도 중요한 관계도 다 날리게 만듭니다. (그러니 주식투자를 이지머니를 추구하는 카지노처럼 접근하면 절대로 안되지요. 충분히 감내할만한 여유자금을 매달 조금씩 초우량기업이나 펀드에 넣고 은퇴 후 노후에 사용하겠다는 생각으로 초장기투자 해야 합니다.)
3.
전업(전문) 투자자들의 경우 자칫 편협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그들은 세상과 경제와 기업을 부지불식간 주식이란 '앵글'로만 바라보게 되는 편협에 빠지기도 합니다. 즉 주식을 움직이는 변수들이 워낙 다양해서 그들 스스로 PC를 통한 거시경제의 흐름, 산업분석, 재무제표를 통한 기업 분석 등을 통해 세상 전체를 보고 있다는 착각에 빠뜨리곤 합니다. 주식시장이 곧 유니버스(우주)라고까지 말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바깥으로 나와 보면 그것은 우물 안 개구리같은 관점이었음을 알게 됩니다. 경제와 세상사는 단순계가 아닌 복잡계로서, 주식이란 앵글로 설명되지 않는 부분들이 너무나도 많은 까닭입니다. 주식시장 관련 지표들은 오히려 아주 부분적인 것에 불과하지요. 그리고 주식 투자로 인한 에너지 소진으로 자칫 아름다운 계절의 변화, 새소리, 청명한 하늘, 감동적이고 멋진 글들과 사물들, 이해관계없는 인간관계의 편안함과 배움 등 세상의 모든 아름다운 것들, 보람있는 일들, 행복한 것들을 놓칠 수도 있습니다.
4.
주식투자를 하면 욕심, 주관, 집착, 경직 등으로 인해 세상 현상들을 그 자체로 객관적으로 조망하지 못하게도 합니다. 심리학자 Abraham Maslow는 the psychology of science라는 저서에서 유명한 말을 했습니다. "If all you have is a hammer, everything looks like a nail" 해석하자면 "네가 들고 있는 것이 오직 망치 뿐이면, 모든 게 못으로만 보인다"겠지요. 자칫 주식이란 망치만을 들고 있으면 세상 모든 현상들이 온통 주가의 소재나 재료로만 읽힙니다. 이른바 '주가 결정론적(determinism of stock market) 사고에 함몰될 수도 있습니다.
5.
투자가 장기간 지속되면 게을러질 수 있습니다. 하루 6시간 시세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우면 시장 마감 이후엔 (장황에 따라 심한 경우) 거의 정신적 심리적 탈진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이후 몸을 움직여 사람들을 만나고, 일들을 추진하고, 행동하고 활동하는 일들은 제약을 받게 되는 것이지요. 육체적 게으름의 악순환 고리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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