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중독병자
다른 사람을 이르는 말이 아니고 그냥 나자신에게 하는 자아성찰일 수도 있다.
일단 알콜중독, 도박중독, 마약중독, 탄수화물중독처럼 부정적인 의미를 갖는 "중독"의 의미를 알아보자.
구글에서 중독이란? 을 검색해보니 한국중독심리학회가 나오더라. 도메인이 or.kr로 끝나느걸 봐서 국가기관 중 한 곳인듯...
중독이란 특정 행동이 건강과 사회생활에 해가 될 것임을 알면서도 반복적으로 하고 싶은 욕구가 생기는 집착적 강박
중독을 세부적으로 구분하면 남용과 의존이 있다고 하는데 주식에 빗대어 보겠다.
1. 남용
주식에 일상적으로 할애하는 시간이 지나치게 많아질때 사회생활에 문제가 생기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하루 1시간 정도 주식공부나 유튜브를 찾아보는게 보통 수준이라면 주식중독자는 하루 24시간 중 자는 시간을 빼고 주식생각을 하느라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게 된다. (회사 업무 능력 저하, 수면 부족, 대인관계 결핍)
2. 의존
의존의 특징적 증상은 내성과 심리적 생리적 금단증상이다.
내성은 처음에 주식창을 열어보는 시간이 하루에 한번이던게 1시간에 한번, 극심해지면 분당 한번 이상 혹은 아예 주식창을 켜놓게 된다. 하루 한번 보는 걸로는 내성이 생겨서 더이상 만족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금단증상은 주식에 중독된 사람이 주식창을 들여다 보지 못하면 무척이나 궁금해서 못참기 때문에(혹시나 내가 안보는 동안 돌발악재로 폭락하지나 않을까, 큰 수익 중인데 얼른 팔아야 하지 않을까) 줄이려는 노력이 불가능하고 다시금 주식창을 보게 만든다.
주식중독자들은 주식이 더 이상 돈을 벌기위한 재테크 수단이 아니라 주식 자체가 삶의 중심으로 자리잡게 된다. 주식 투자 말고는 더이상 재미있거나 성취감을 주는 일이 없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주식에도 중독이 되는 이유가 무엇일까?
주식으로 돈을 조금이라도 벌어보면 즐거움과 만족감을 주고 그 행동(주식투자)을 반복하고 싶은 욕구가 강화된다. 이를 동기강화라고 하는데 도파민의 보상 관련 학습으로 이뤄진다.
나같은 경우, 주식을 처음 시작했던 그니까 Kodex 200으로 몇개월만에 100만원의 수익을 거뒀을때 그 짜릿함을 잊지 못해 주식에 더 깊이 빠져들게 되었다.
주식투자로 부자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그야말로 "장밋빛 미래"가 펼쳐졌기 때문이다.
주식중독이 다른 중독보다도 더 큰 문제인 이유는 내가 나쁜 짓을 하는게 아니고 더 잘살기 위해 더 부자가 되기 위해 하는 올바른 행동이라고 합리화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알콜이나 마약에 중독되는 것은 몸이 망가지고, 정신장애를 가져오는 등 주로 폐해가 거론되지만 주식은 이른바 슈퍼개미가 나오고 사회적으로 그런 사람들이 부러움의 대상이 되곤 한다.
워렌버핏이나 피터린치를 주식 중독자라고 손가락질하고 기피하는 사람이 있던가?
반면에 알콜중독자라고 하면 일단 안타까운 사람, 나는 저렇게 되지 말아야지... 라고 생각하게 된다.
헬스, 싸이클, 꽃꽃이, 명상도 한가지에만 미친듯이 매진하는 것도 중독이지만 삶의 균형을 이룰수만 있다면 어찌보면 삶의 활력소가 되기도 한다.
참고 절제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만 행복한 주식투자자로 거듭날 수 있는게 아닐까... 라고 스스로에게 조언해본다.